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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을 하기로 했다.

비싸진 않지만 소중한 내 친구들을 위해 옷을 입혀주기로 했다.


그래서 옻칠 도료를 구입했다.(500ml에 만구천원? 짜리)




먼저 옷을 입혀줄 도구들을 물색했다.

내가 요즘 가장 사랑하는 2만4천원짜리 마름송곳, 5천원짜리 가죽칼, 1500원짜리 송곳이다.

도구의 가격과 나무의 품질이 참으로 비례한다.


내가 초보자 키트에 있던 다른 도구들은 다 내다버리고 싶은데 내 첫 가죽칼과 송곳은 내 가죽공예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고 싶은 상징 같은 친구들이다. 그래서 이 싸구려 칼과 송곳에도 옷을 입혀주려고 한다.




세상에 이게 무슨 나무인가. 나무결을 보고는 전혀 뭔지 짐작도 안간다. 물을 빠는 통로였는지 작은 구멍이 엄청나게 많고 까끌까끌하다. 여기저기 사포질을 해봤는데 아무리 밀어도 부드러워지지가 않아서 포기했다.




뭐 사실 나무가 좋아도 뭔지 모른다. 어쨌든 좋은 나무인가보다. 참으로 단단하고 부드럽다. 날카로운 모서리를 사포로 다듬은 모습이다.




칠하기 좋게 도구들을 다듬고 옻칠 도료를 부었다.

그리고 붓질을 하는데...




붓으로 듬뿍 바르니 기포가 팡팡터지면서 맹구같이 돼버렸다...

1500원짜리니까 더 공들이지 않기로했다.


붓질이기 때문에도 기포가 생기는 것 같고, 도료를 따기전에 막대로 저었어야 되는데 그놈의 귀차니즘때문에 막걸리병 흔들듯이 흔들고 땄더니 도료가 거품진가보다...




역시나... 안되겠어...(황급히 바른걸 다 물티슈로 지워버림)




5천원짜리 칼에 더 실험해보기로 했다.


매직블럭에 찍어서 닦듯이 발라주니까 응?


바로 이맛이야.




마름송곳에도 그렇게 발라주었다.

근데 금방 도료가 점도가 올랐는지 결이 남아버렸다.(나뭇결도 살아있긴 하지만)


도료 설명엔 물을 30%까지 희석해서 써도 된다고 돼있는데

역시 희석해서 발라야 나뭇결을 살려줄 수 있을 듯 하다...


지우고 칠하고 반복하기 그래서 그대로 가기로 했다 이놈들은




1차 칠하고 근처에 있던 박스에 꼽아놓고 ㅋㅋㅋ 자러갔다. 내일보자 얘들아.




잘잤니 얘들아?


한번더 칠해주고 점심을 먹으러 =3=3




세번째 칠하니 광이 나기 시작했다.


도료를 새로 따랐어야되는데... 무식하게 어제 바르던 굳은 도료를 물에 다시 풀어서 발랐다.


그래도 안바른 것 보단 낫다고 정신승리를 하며 퇴장.




나뭇결이 살아있어~!!


하지만 이것보다 고급스럽길 바랬는데...


다시 사포로 갈고 칠하고 말리고 계속 해야하는데 일단 좀 그냥 써야겠다.. 쓸 도구가 없어서..

나중에 테라핀오일 사다가 제대로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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