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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쓸 스피커를 만들었다.


풀레인지 스피커다.


별도의 트위터와 우퍼 없이 유닛 하나로 모든 음역을 재생하기 때문에


장점이라면 - 유닛이 하나만 들어가니 어느정도 저렴하다 / 트위터와 우퍼를 위한 네트워크 회로를 짤 필요가 없어 제작이 간편하다


단점이라면 - 인클로져(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소리질감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에 통에 들어가는 나무의 비용과 정성이 많이 필요하다.





제작 전 구입한 잡다구리들이다.

스피커 케이블, 바나나플러그, 앰프, 유닛 두개

케이블과 플러그는 5천원, 앰프는 7만원, 스피커에 들어갈 풀레인지 유닛은 삼미 8인치 제품으로 개당 만4천원정도 한다.


원래 개당 20만원짜리 유닛과 자작합판으로 대단한 물건을 만들려고 했다가 형편이 어려워져서...

국산 제품인 삼미의 만사천원짜리 제품으로 만들게됐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만들게 되면 스피커를 사서 쓸 때보다 같은 가격이면 몇배 이상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라고 자기최면중)





처갓집 공사중인 현장에 남는 mdf판재가 있다고 해서 신나서 달려가서 막 잘랐다.

그림으로 그려서 치수를 예상해보고 좀 삐뚤면 삐뚤게 쓰지뭐~ 하면서 대강 잘랐다.


스피커엔 보통 주 목재로 원목을 사용하진 않는다. 포인트로 쓰는 경우는 있어도.

mdf나 자작합판처럼 밀도가 높고 변형이 적어야 스피커로 만들기에 적합하다.


꽁으로 얻은 목재지만 만약 구입했다면 4만원어치 될 듯.





이건 트리머다.


목재의 구멍을 뚫거나 엣지를 다듬거나 할 때 쓴다. 말그대로 깎기 도구이다.





이렇게 구멍 뚫을 부분을 못으로 박은 다음 콤파스 돌리듯 트리머를 돌려주면!!





귀마개를 껴야겠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잘려나갔다.





그다음 이렇게 둥글게 깎는 팁을 꼽아서 판에 대고 지잉~ 돌리면 엣지부분만 이렇게 깎아준다.


지금 이 부분은 스피커 유닛이 들어가는 부분인데 배플이라고 부른다. baffle? 아마도...

스피커를 붙이는 제일 전면에 오는 판을 배플이라 부르는데,

이렇게 둥글게 소리가 지나가는 부분들을 깎아서 소리의 왜곡을 좀 줄여준다.





MDF 판재들의 가공이 끝나면 이렇게 목공본드를 바르고 클램프로 꽉 잡아서 굳힌다.


손이 작아서 네개만 구입했다가 너무 오래걸렸다 ㅋㅋㅋ... 6개정도면 그래도 더 수월할듯...

600mm, 400mm 클램프 각 두개씩 사서 총 4만원정도 들었다.


퇴근길에 다사까인가 포스아트인가 하는 업체 들러서 샀는데, 여기는 신기하게 인터넷 최저가보다 싼 물건이 더러 있다. 아무튼 득템 굿.





풀레인지 스피커를 만들땐 풀레인지유닛이 아무래도 혼자 모든 음역을 재생하기 때문에 부실한 저역을 보충해주는 다양한 제작방법들이 있다.


이건 백로디드혼 방식인데(구글에 back loaded horn 검색하면 제대로된 백로디드혼 스피커 자료가 있음),

이렇게 구불구불하고 긴 통로를 저음만 통과해서 나팔처럼 확성되는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이건 백로디드혼이라고 부르기엔 저음이 나가는 통로가 짧다. 주어진 적은 목재로만 작업을 하니 원하는 설계는 안나왔지만, 이것도 나름 내부가 넓어서 저음이 부실하진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작업을 이어나갔다.




집에서 방울솜하고 굴러다니는 천쪼가리를 들고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싸게 막 만들어서 써야지? 하며, 이리도 대충 만들고 있었다.


바느질도 없이 천을 목공본드로 붙여서 솜을 채움 ㅋㅋㅋ





천쪼가리로 만든것은 다름아닌 흡음재이다. 제대로 만들땐 계란판흡읍재를 붙이지만.

스피커 싸게만들기 컨셉을 지키기 위해 집에 굴러다니는 재료들을 재활용했다.


이렇게 스피커유닛의 뒤에 흡음재를 배치하는건 뒤로빠져나가는 지저분한 중고음을 없애버리고 부드러운 저음만 빠져나오라는 의미라고 보면 되겠다.





뭐.. 나중에 들어보니 흡음재 역할은 참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뚜껑을 덮고 접착하는데...


싸게 대충 만들려던 제품이


막상 모양을 갖춰가는 모습을 보니 뭉클해졌다...





집에 굴러다니던 말라비틀어진 옻바니쉬로 한번 칠한 모습.

저렴한 재활용 스피커 컨셉이니 괜찮다!!

더 덧칠하면 좋아질 것이다!!

(정신승리)





옻 바니쉬가 다 떨어져 여기까지만 칠하기로 했다.

mdf인데 꼭 원목으로 만든것처럼 태가난다 ㅋㅋㅋㅋㅋㅋ





클램프 샀던 만물상에서 같이 구입한 가구발을 붙여줬다.


고양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다음은 케이블을 연결할 시간





그래.. 좋은거 알겠으니 이제 작업좀 하자.




저렴이 컨셉이니 뒷편에 바인딩포스트는 달지 않았다. 그냥 바로 연결~





이렇게 선을 앞으로 빼서 스피커에 간단히 납땜해줬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 생각없이 왼쪽이 +겠지? 하고 붙여버렸다.


결과적으론 왼쪽이 + 맞나보다 꽂아보니 소리가 나왔다.(유닛에 + - 표시가 없음...)


원래 없는건가... 내가 촌놈인가?





아 진짜 그럴듯한데?


만사천원짜리 치고는 고급지다.





호~ 그럴듯해





뒤에 있는 티비는 60인치다.


이 스피커 생각보다 정말 크다.





호 좋아 이런 느낌이었어!! 드디어 넖은 거실이 점점 채워지고 있다.





mdf에 옻칠을 했지만 다른 가구들과 조화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어두워서 좋은듯.





마지막으로 이 작은 앰프에 물려서 소리를 들어보았다.





앰프 힘이 너무 약하다는 느낌이었다.(스피커는 정말 잘만들어진 것 같은데?)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스피커 출력에 어울리는 앰프를 카드할부로 구매하게되었다...

(다음 포스팅에 계속... ㅠㅠㅠ)


전화기로 녹음한거라 전달하기가 어렵지만 어쨌든 대단한 사운드였다.

앰프가 좋아지면 또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길들고나면 또 어떤 부드러운 소리가 날지


앰프 바꾸고 한번 더 녹화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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