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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뜬금없이 국자손잡이를 만들게됐다.

그냥 허접해보이는 이 국자 손잡이엔 아내를 향한 깊은 사랑이 담긴 이야기가 있다.(감성팔이중)





문제의 국자다.

집사람이 예전에 혼자 서울생활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쓰고있는 국자다. 그때도 이미 중고를 들고 올라갔던거라 10년에서 20년 사이로 추정되는 엄청난 세월을 담고 있는 국자다.


이 국자가 얼마전부터 플라스틱 손잡이가 녹더니 결국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데, 집사람은 저 결합부 끄트머리만 잡고 계속 쓰고있었다...


오래된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집사람을 위해 여기에 손잡이를 다시 달아볼까 하는 생각에 또 다이소 도마를 자르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카샤카샤 손잡이를 만들었던 다이소 고무나무 도마다. 제법 단단하다. 가구목재로 많이 쓰이는 이유가 있는 듯.





두 나무조각을 붙여서 손잡이를 만들건데, 그전에 국자의 결합부분을 파낼 자리를 볼펜으로 대고 그렸다.





쏘옥 들어가실 때까지 깎고 또 깎고.





요즘들어 자주보는 친구 목공풀.





무거운 형 또와쬬.

무거운 형에게 뒤를 맡기고 마실을 다녀왔다.





잘 붙었다. 그냥 쓰고 싶을 정도로 귀찮아짐.





그래도 왠지 벽에 똥칠 할 때까지 쓸 것 같아 모양을 좀 내보기로 했다.

고무나무를 믿고 윗부분은 과감하게 얇게 그렸다.





큰 덩어리는 톱으로 잘라버리고, 그라인더로 디테일하게 갈아왔다. 표면은 아직 거친 모습.





호~ 그립이 그럴싸하다. 그런데 지렛대 느낌으로 힘이 걸리면 붙인 두 나무가 쪼개질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 목공풀이 힘을 얼마나 받아줄지 아직 감이 없는 상태.





일단 고운사포로 매끈매끈하게 문질러줬다. 너무 열심히 문지르니 손이 너무 뜨거워서 가죽을 대고 박박 문질러줌.





나무손잡이를 더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D링을 꼽으면 어떨까 고민중.





톱으로 홈을 좀 파기 위해서 선을 그었다.





D링 구입할때 소재를 확인을 못했는데 아마 니켈이지 싶다. 아무래도 음식에 닿게 될 수도 있는 친구다보니 클립에 붙어있던 강철손잡이를 구부려서 쓰기로 계획 변경.





이쪽 옆면이 그 도마 끝부분 라운딩 처리되어있던 부분이라 붙이고나니 가운데 좀 붕뜬자리가 있었다. 흠이 있는 자리를 이렇게 나무조각을 깎아서 붙여주고.





다 마르고 깍아내면 그럴듯~ 하다.

칠하기 전 고운사포(600방)로 강렬하게 문질러주었다.





옻칠 도료 등장. 이번에도 매직블럭으로 닦아내듯 칠해줬다.





이건 아마 두번 정도 칠한 상태인듯.(기억이 잘...)





한번 더 칠하고 아까 클립에 있던 강철손잡이를 펜치로 구부려서 끼워넣었다. 정말 엄청나게 힘이 세다 철사 주제에...

그래도 덕분에 좀 더 있어보이게 됐다.




완전히 마른 후 뒷면.





조각 나무를 덧대어 좀 걱정했던 옆면도 그냥그냥 괜찮은 듯.





오 그럴싸해~

(배경빼고)





그래 이 맛이야.


집에 망가진 국자와 굴러다니는 나무쪼가리들이 있다면 한 번 해볼법한 국자 수리 이야기는 여기서 끝.


오늘의 교훈 : 웬만하면 사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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